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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2018 우리가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Why you should make useless things) | 시몬 예츠(Simone Giertz)
보여주는남자 2018. 6. 2. 00:00Why you should make useless things | Simone Giertz
게시일: 2018. 5. 9.
이 즐겁고 진심이 담긴 강연에서 시몬 예츠는 자신의 기발한 발명품들을 선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를 대신해 야채를 다듬어 주거나, 머리를 잘라주거나, 립스틱을 발라주는 등의 로봇은 거의 성공하지 못하지만 바로 그 점이 핵심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쓸데없는 기계를 만드는 것의 백미는 우리가 항상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언제나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도 없어지죠. 양치질을 대신 해주는 핼멧이 문제해결의 정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의문을 갖는 행위 자체가 의미있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몬이라고 합니다.
무대공포증 때문에 떨릴 때는 이렇게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관객이 모두 벌거벗고 있다고 상상해보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고 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요즘 같은 2018년에 벌거벗고 있는 여러분을 상상하는 게 쉽지 않네요.
주변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것처럼 무대공포증을 극복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번뜩 든 생각이 여러분이 저를 보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을 보면 좋겠다는 거예요.
서로 공평하게 말이죠.
제가 눈이 아주 아주 많다면
서로가 완전 공평해지겠죠?
그래서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티셔츠를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웃음)
인형 눈 티셔츠입니다.
만드는 데 무려 14시간이 걸렸고
총 227개의 인형 눈으로 만들었죠.
여러분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덜 부담스럽게 하려는 목적 외에도
이 옷을 만든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이거 한번 해보려고요.
(인형 눈의 달그닥거리는 소리)
(웃음)
저는 이런 것들을 자주 만듭니다.
뭔가 문제가 있으면 그걸 해결할 도구를 발명하죠.
양치질을 예로 들어볼까요.
매일 양치질을 해야 하는데, 재미는 좀 없죠.
양치질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관객 중에 일곱 살짜리 아이가 있으면 이러겠죠.
"완전 싫어요!"
그렇다면 양치질을 해주는 기계가 있다면 어떨까요?
(웃음)
이 모자 이름은 바로 "칫솔 헬멧"입니다.
(웃음)
(웃음)
(박수)
이 칫솔 헬멧을 권하는 치과의사는 아마 아무도 없을 거예요.
치의학계의 지각변동 같은 것도 절대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헬멧으로 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왜냐하면, 3년 전쯤에 이 칫솔 헬멧을 만들었는데요.
다 만들고 나서 거실에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7초짜리 칫솔사용 영상을 찍었어요.
자 이제부터는 아주 전형적인 현대판 동화가 펼쳐집니다.
한 아가씨가 인터넷에 영상을 올리면 인터넷이 아주 난리가 납니다.
남자들이 구름떼같이 몰려와 댓글을 남기며 프로포즈 하는 거죠.
(웃음)
아가씨는 그 많은 남자들을 뒤로 하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계속 로봇발명에 매진하죠.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제가 쓸데없는 기계들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왜 이런걸 시작했냐하면 잘 아시겠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가장 쉬운 길은
아주 아주 작은 분야를 고르는 거죠.
(웃음)
(박수)
그렇게 해서 제가 발명한 기계들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죠.
예를 들면 이런 걸 올리죠. 드론으로 머리자르기...
(드론 소리)
(웃음)
(드론 떨어지는 소리)
(웃음)
(드론 소리)
(웃음)
(박수)
아침에 저를 깨워줄 기계도 발명했죠.
(알람소리)
(웃음)
(비명)
야채 썰기 기계도 있어요.
(챱챱...)
저는 공학자는 아닙니다.
학교에서 공학을 배운 적도 없고요.
하지만 어릴 때는 야심만만한 학생이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A학점을 휩쓸었죠.
졸업도 수석으로 했어요.
이 말은 곧 제가 아주 심각하게 성적을 걱정하며 살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학교다닐 때 제가 동생한테 보낸 이메일 하나 보여드릴게요.
"진짜 어렵게 꺼내는 말인데 솔직히 말하면 불안해 미치겠어.
사람들이 날 멍청한 애라고 생각할까봐.
갑자기 눈물이 나네. 젠장."
그렇다고 제가 집에 막 불지르고 그러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제가 저렇게 감정이 격해져서 저런 메일을 보낸 이유는 바로 수학시험에서 B를 받아서였어요.
저 이메일과 저 동영상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 짐작하시겠죠.
(웃음)
첫 번째 이유는 사춘기였어요.
(웃음)
정말 아름다운 시절이죠.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제가 로봇만들기에 빠진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계 만드는 법을 혼자 익히려고 했죠.
그런데 공구로 뭔가를 만들고, 특히 그걸 혼자서 배우기란 진짜 하기가 어려워요.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하죠.
게다가 스스로 한심하게 느낄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그 부분이 가장 두려웠어요.
그래서 저는 100% 성공을 보장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실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죠.
그것은 바로 성공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실패하게 될 뭔가를 만드는 겁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한심한 걸 만드는 건 사실 굉장히 똑똑한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식으로 장비 만들기를 계속할 때
난생 처음으로 결과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스스로 압박이나 기대를 떨쳐버리자마자 압박이 열정으로 바뀌어 찾아오더군요.
그때부터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발명가로서 저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크든 작든 관계없이 말이죠.
이렇게 TED에 나와서 얘기하는 것도 제가 해결해야 할 완전히 새로운 문제라고 할 수 있죠.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쓸모없는 기계 만들기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래서 여기 오기 전에 오늘 제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이 뭐가 있을까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강연 중에 말이죠.
할 말을 잊어버리거나
제 농담에 안 웃으신다거나..
그래요 거기 계신 분.
최악의 경우는 안 웃어야 할 때에 웃는 경우도 있죠.
이 부분에선 웃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아니면 너무 긴장해서 손이 막 떨리기 시작하고
제 스스로 그게 너무 거슬린다든가..
아니면 지퍼가 열린 채로 나왔는데
저만 모르고 여러분만 보고 있다거나..
확실히 지퍼 올렸네요. 좋습니다.
사실 손 떠는 건 진짜 신경 쓰여요.
제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할 말을 종이에 써뒀어요.
그리고 그 종이를 공책으로 가려서
제 손이 떨리는 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했었어요.
그리고 전 강연을 많이 하는데요.
여기 계신 분들 중 절반 정도는 혹시 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쓸데없는 거 만드는 거 재밌겠지. 그래서 뭘 말하려는 거야?" 라고요.
이렇게 강연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TED 관계자분들이 무대에 항상 물을 가져다 놓으세요.
목마르면 마실 수 있게 말이죠.
매번 그 물이 너무 마시고 싶지만 저는 감히 그러질 못해요.
그러면 사람들이 제가 손 떨고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되니까요.
그럼 물잔을 건네주는 기계는 어떨까요?
인형 눈 티셔츠를 입을 정도의 여성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죠.
이건 벗어야겠네요. 다른 게 필요해서요..
(인형 눈의 달그닥거리는 소리)
음.
(철커덕 소리)
(웃음)
아직 이거 이름을 못 붙였는데요.
"머리 궤도 장치" 정도로 해볼까요?
머리 주위를 판이 이렇게 회전하거든요.
이 위에 뭘 올리셔도 됩니다.
카메라 같은 걸 올려서 돌아가면서 사진 찍으셔도 돼요.
아주 활용도가 높은 장치라 할 수 있는데요.
(웃음)
아니면
여기에 과자룰 올리셔도 되고요.
필요하시면 팝콘을 이렇게 좀 올리고
이렇게 조금 올려두고요.
그러고 나서..
과학에는 희생이 좀 따르죠.
팝콘이 땅에 좀 떨어지는 거 감안하셔야 합니다.
한 바퀴 돌려볼까요.
(로봇 작동 소리)
(웃음)
여기 조그만 손 보이시죠.
높이를 좀 조정해 주시고요.
약간 좀 움츠려 주세요.
(웃음)
(박수)
이제 작은 손이 움직입니다.
(손 움직임)
(웃음)
(박수)
마이크에 부딪혔는데
괜찮은 것 같습니다.
잠깐 팝콘 좀 씹을게요.
박수 좀 길게 쳐주시면 그동안 제가...
(박수)
마치 개인용 태양계 같은 거죠.
제가 밀레니얼 세대라 뭐든 제 위주로 돌아가는 게 좋아요.
(웃음)
다시 물 얘기로 돌아가죠. 이걸 해보려던 참이었거든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이제 물이 하나도 없네요.
안타깝군요.
이 장치 좀 더 손봐야 되긴 해요.
제가 직접 물잔을 들고 와서 이 위에 올려줘야 하니까요.
어쨌든 손이 좀 떨려도 아무도 눈치 못 챌 겁니다.
왜냐면 지금 아주 입이 떡 벌어지는 장비를 착용하고 계시니까요.
이제 됐네요.
좋아요.
(로봇 움직이는 소리)
(노래 흥얼거림)
이런, 걸렸네요.
로봇도 무대공포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위로가 되네요.
잠깐 끼었는데요.
매우 인간적이죠.
잠깐. 뒤로 좀 다시 보내고.
이제...
(물잔 떨어지는 소리)
(웃음)
인생은 예측하기 힘든 거죠.
(웃음)
(박수)
제 발명품들이 엔지니어링 코미디로 보일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공학에서 곧잘 잊어버리곤 하는 이런 기쁨과 겸손의 표현입니다.
저의 경우 기계 장치를 공부하면서 성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죠.
과연 언젠가는 쓸모있는 무언가를 만들게 될지 스스로 자문해보곤 합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사실상 이미 그렇게 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스스로 이런 분야에 뛰어들었고 이건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거든요.
또는 제가...
(박수)
제가 하려고 계획했던 일이 아니라 제가 즐겼기 때문에 그냥 이런 일이 벌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이런 저의 열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왔습니다.
이게 바로 쓸모없는 것 만들기의 백미가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게 늘 정답은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경험으로 세상의 이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완전히 지워버립니다.
칫솔 헬멧이 정답이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의문을 갖는다는 게 의미있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번역: moo-kyung joo
검토: JY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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