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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inspire every child to be a lifelong reader | Alvin Irby


게시일: 2018. 4. 4.


미국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흑인 남학생 85% 이상이 글을 잘 읽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떤 독서 환경을 만들어야 모든 어린이가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요? 교육가이자 작가인 앨빈 어비(Alvin Irby)의 이번 강연은 우리가 현재의 독서 교육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왜 흑인 아이들이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지, 그리고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왜 교육자가 문화적으로 능숙해야 하는지, 앨빈 어비의 강연을 통해 알아볼까요?




초등학교 교사인 제 어머님은

제가 좋은 독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셨어요.

주말이면 친구들이랑 밖에서 노는 대신

어머님이 저를 식탁에 앉혀 놓고 읽기를 가르쳤어요. 

덕분에 독서 능력은 향상됐지만 

어머님이 억지로 가르치신 거라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고등학생 때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고1 때 일반 영어 수업을 듣는데, 단편 소설만 읽고 맞춤법 시험만 보는 거예요. 

수업이 너무 지루해서 다른 수업으로 바꿔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다음 학기에는 우아하게 심화반에 들어갔죠. 

(웃음) 


그 수업은 소설 두 편을 읽고 독후감 두 편을 쓰는 거였는데 

이전 수업이랑 수준 차이가 너무 나서 화도 나고 이런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여기 있는 백인 애들은 다 어디서 나타난 거야 ?" 

(웃음)


우리 학교에 70% 이상이 흑인이랑 라티노였는데 

영어 우열반에는 백인 학생들로 가득한 거예요. 


이렇게 일상화된 인종 차별을 몸소 겪고 나니 

독서에 대한 제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학교나 교사나 커리큘럼에 의존해서는 내가 알아야 할 걸 못 배운다는 걸 깨닫고

현명해서라기보다는 반항심에 

누구도 제게 언제, 어떤 걸 읽으라고 명령할 수 없다고 결심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우연히

어린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게 해 주는 열쇠를 찾았습니다.

정체성입니다. 

독해 실력이나 수준을 높이는 데에 집착하거나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잘 모르는 단어만 잔뜩 암기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제가 뉴욕 브롱스에서 가르친 '데션'이라는 아주 똑똑한 1학년 학생이 있었어요. 

'데션'은 제게 정체성이 학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 줬어요.

한번은 수학 시간에 제가 데션에게

"데션, 너 정말 뛰어난 수학자구나!" 라고 했더니 

저를 쳐다보며 하는 말이 

"선생님, 저 수학자 아니거든요. 수학 천재거든요!" 

(웃음)


"아 그렇구나."

그런데 읽기는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어요. 

"선생님, 저 못 읽겠어요." 

"아마 전 평생 읽는 법을 못 배울 거예요." 

제가 데션은 읽는 법을 가르쳤지만 

수많은 흑인 남자아이들이 문맹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어요. 


미국 교육부에 따르면 

4학년 흑인 남학생 85% 이상이 

읽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85%나 된다고요! 

아이들이 읽는 것에 더 어려움을 느낄수록 

교육자는 문화적으로 더 능숙해져야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투잡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면서 

문화적으로 능숙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즉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싶은 지식이나 가르쳐주고 싶은 기술을 전달할 때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고 상대방의 관심을 끄는 의사소통이나 경험을 통해서 

통역하듯이 전달하는 능력 말입니다. 

전 코미디 무대에 올라가기 전 항상 관객을 분석합니다. 

백인인가? 라티노인가? 

어르신? 청년? 전문직? 보수파? 

그다음 관객의 성격에 맞춰서 

가장 웃긴 대사로 수정하는 거죠. 

만약 교회 강단에서 술집 유머를 얘기한다면 

아무도 웃지 않을 테니까요. 

(웃음)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린이 독서 교육은 

마치 교회에서 술집 유머를 하는 것과 같아요. 

그러고도 왜 많은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지 의아해하죠. 

교육가이자 사상가인 파울로 프레이리는 

교육과 학습은 양방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을 지식을 담기만 하는 빈 상자로 볼 것이 아니라 

지식을 함께 창출하는 협력자로 보는 것이죠. 


틀에 박힌 교육 과정과 학교 정책, 즉 

아이들이 교실에 똑바로 앉아 있어야 한다거나 

정숙한 분위기에서 공부만 해야 한다는 이러한 환경은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 욕구와 관심도, 강점 등을 배제하기 쉽습니다. 


특히 흑인 남자아이들이요. 

흑인 남자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아동 도서를 주로 보면 

노예, 시민권, 위인전기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미국 학교에 흑인 남자 선생님의 비율은 2%도 채 되지 않고 

흑인 남자아이들 대부분은 독신 엄마 밑에서 자라요. 

흑인 남자 어른이 책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자라는 거예요. 

책 읽기를 북돋아 주는 흑인 어른을 한 번도 접하지 못하거나요. 

어린 흑인 아이가 '아 책을 읽어야겠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는 요소를 

도대체 우리 문화와 사회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발소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이발소 안에 아이들이 편하게 책 읽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비영리 문맹 퇴치 기관입니다. 


목표는 단순해요. 

어린 흑인 남자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것입니다. 

흑인 남자아이들 상당수가 한 달에 한두 번 이발소에 갑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 아버지보다 이발소 아저씨 얼굴을 더 자주 봐요. 


이발소 도서관은 남성 중심 공간을 독서와 연결해 

흑인 남성 및 어린이들이 일찍 독서를 경험하게 해 줍니다. 

정체성에 기반을 둔 이 독서 프로그램은 

흑인 남자아이들이 직접 추천한 책으로 도서 목록을 만듭니다. 

아이들이 정말로 읽고 싶어 하는 책 말이에요. 


스콜라스틱 출판사의 2016년 어린이와 가족 독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이 책을 고를 때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흑인 남자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초기 읽기 교육에서부터 어른들이 함께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동 독서 목록에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책 대신

웃기고 재밌는, 아니면 좀 "지저분한 그레그" 같은 책도 읽게 해줘야 해요.

(웃음)

"여러분에겐 더러운 코딱지이지만 그레그에겐 달콤한 사탕이에요!"

(웃음)


방금 여러분의 그 웃음, 긍정적 반응

아니면 조금 역겨워하시는 몇 분들의 반응 말이죠.

(웃음)


흑인 남자아이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미국 교육을 병들게 하는 야만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모든 아이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는

책 읽기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책 읽는 게 좋아요!"


감사합니다.

(박수)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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